민주노총이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과천경마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고 문중원 열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대회에 앞서 경마 경주가 쉬는 오후 2시에 경마장 안에서 실천 행동을 벌였다. 객장 안에서 한국마사회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뿌렸고, 문중원 열사 유가족과 함께 한국마사회 본사를 찾아가 김낙순 마사회장 면담을 요구했다. 면담은 김 회장이 자리를 비워 성사되지 못했다. 본사 앞에는 ‘사람 죽이는 한국마사회 해체하라’라고 쓰인 현수막을 걸었다.
문중원 기수가 세상을 떠난지 70일이 넘었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한국마사회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촛불추모제, 1인 시위 등을 하며 투쟁하고 있다. 청와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이날 대회에서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각종 갑질과 비리를 저지른 마사회 경영진과 관리자들은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정부는 마사회 적폐를 도려낼 수 있는 수술에 나서야 한다”면서 “정부가 이대로 마사회를 내버려둔다면 4월 총선에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겠다. 우리의 투쟁으로 이 비극을 멈추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중원 열사의 아버지 문군옥 씨는 “주위에서 마사회가 어떤 조직인데 이제 그만하라고 하지만 우리 유가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고 독해진다. 오죽하면 죽은 자식 시체를 광화문에 두고 싸우겠느냐”며 “모든 잘못을 고치고 사람이 더는 죽지 않는 마사회가 될 때까지 우리 유가족과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장인어른인 오준식 씨도 “마음대로 갑질과 비리를 저질러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게 당연한 일인가. 부산경남 경마장에서 7명이 죽은 것은 분명한 문제인데, 왜 정부는 관심을 두지 않는지 모르겠다”라면서 “죽음을 앞두고 아이들과 놀아주며 우리 사위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원통하고 분하다 마사회는 우리 문중원을 죽음으로 몬 살인자”라고 한탄했다.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본부장은 “마사회에 경찰보다 강력한 제도가 있지만 경찰에 수사권을 넘긴 것은 그들의 비리가 드러날까 두려워서다. 더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노동자가 죽지 않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앞으로 유가족과 함께 추모문화제와 대국민서명전, 촛불행진, 희망버스 등의 진상규명 투쟁에 함께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민주노총도 손 소독제를 준비해 조합원들에게 나눠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