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공무원의 연대로 비정규직 공무원 해고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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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지부 임기제 해고를 철회시키다

지난 1월 강북구청은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둔 보건소 일반임기제 윤 아무개 조합원에게 임용 만료를 통보했다. 지난 5년 동안 윤 조합원은 임기 연장 조건인 성과평가 평균 A를 충족했고 평소 동료들과의 관계도 원만했는데 말이다.

강북구청은 지방공무원 임용령(2018년 7월 개정)에 따라 2019년 4월 일반 임기제공무원에 대한 5년 범위 추가연장 계획을 마련해 이미 3명의 일반 임기제공무원을 신규채용 절차없이 임기 연장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결격사유가 없는 윤 조합원에게는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소식을 접한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강북구지부는 보건소장의 인사 전횡에 맞서 부당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구청장 신년인사회가 열리는 주민센터 앞 1인 시위를 했다.

강북구지부가 발표한 성명서에는 수십 개의 지지와 격려의 댓글이 달렸다. 구청측이 자문을 받은 법률전문가 4명 중 3명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궁색해진 강북구청은 결국 인사위원회를 열고 윤 아무개 조합원의 임기 재연장을 승인했다.

 정규직 노동자의 연대가 중요하다.

▲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강북구지부가 임기제 공무원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강북구지부가 임기제 공무원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실 포기하려 했었다. 하소연하는 마음으로 지부에 알렸는데 오히려 지부에서 힘을 많이 주셨다”
임기제공무원 스스로 투쟁에 나서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정규직 중심인 공무원노조가 비정규직공무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북구지부의 임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임기제공무원들의 불안한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정규직 조합원들에게도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가 더 커졌습니다”
윤 조합원 부당해고 철회 투쟁의 승리는 값진 교훈을 남겼다. 강북구지부는 임기제공무원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강남구지부 시간선택제임기제’마급’공무원 기본급 상향 쟁취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을 조합원으로 조직해 지부운영위원으로 참여시킨 강남구지부는 지난해 하반기 동안 구청측에 요구해  시간선택제임기제 ’마’급 공무원의 기본급 하한액을 9급 1호봉 기준으로 합의했다.

서울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강남구는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이 410명으로 자치구 중 가장 많지만 기본급은 타구와 비교해 최저 수준이었다. 그동안 정부는 성과급적 연봉제공무원인 시간선택제임기제 ’마’급(9급상당) 공무원의 연봉하한액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자치단체장의 자율에 맡겨 왔다. 임기제공무원들은 정부가 보수규정으로 정해 둔 몇 가지 수당만 받을 수 있어 임금에 대한 차별도 받고 있는데다 시간선택제임기제 ’마’급 공무원들은 9급 1호봉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아 불만이 많았다.

▲ 2019년 서울 재정자립도 순위
▲ 2019년 서울 재정자립도 순위

이번 강남구지부의 기본급 상향 쟁취가 의미있는 이유는 신규자는 물론이고 기존 입직자 중 하한액보다 낮았던 242명의 기본급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반갑게도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 22일자 「2020년 지방공무원 보수업무 등 처리지침」에서 임기제공무원 하한액으로 ‘일반직 9급 1호봉 봉급월액 및 명절휴가비 연액의 합산액’을 하회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시간선택제임기제 ’마급’ 공무원들의 개별적 항의와 공무원노조 서울본부의 하한액 기준마련 요구,  강남구청의 기본급 조정과정 등 정부에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 온 결과이다.

송파구 임기제공무원 고용문제와 차별 개선

주차단속원인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은 365일 현장민원처리 및 단속업무를 나가지만 출장비를 지급받지 못했다. 지난 1년여 노력 끝에 올해부터 주차단속원을 포함한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들도 출장비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송파구지부는 지난해 구청측과의 단체협약을 통해 임기제공무원의 임용약정기간을 1년에서 2년 단위로 개선하고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들에게도 출장비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시간선택제임기제 주차단속원들은 부서에 요구해 정규직 공무원만 받던 단속 포상금도 매월 10만원씩 지급받게 되었다.

주차단속원들은 지난 해와 비교해 큰 폭의 임금인상효과가 생기자 “노동조합에 가입하니 이렇게 좋아졌다”고 기뻐했다. 비정규직 공무원들이 스스로 차별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가 결합된 성과이다.

서울본부 여러지부들이 거둔 고무적인 성과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정규직 중심의 공무원노조는 비정규직 공무원들의 불만과 요구에도 귀를 기울이고 연대를 확대해야 한다.

일부 지부들은 6급 이하의 공무원은 누구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공무원노조 규약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공무원들의 조합원 가입을 여전히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단결하고 함께할 때 정부의 공격에도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다.

2020년은 서울본부와 같은 작지만 의미있는 성과들을 전국 곳곳에서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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