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학본부 부경대지부(지부장 제희근, 이하 부경대지부)가 학내 구성원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일방적인 총장선거를 규탄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오는 17일 실시되는 총장선거를 원천봉쇄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17일 차기 총장선거를 앞두고 부경대 교수회는 선거 실무기구인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에서 의장(교수회장) 직권으로 근거 없는 임시기구를 만들어 학내구성원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1인당 투표권 비율을 조정하려고해 학생·직원·조교의 반발을 샀다. 부경대지부에 따르면 총장선거에서 1인 1표를 가진 600명의 교수가 전체 투표권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350명인 직원은 13%, 1만6천 명인 학생은 고작 1.6%의 투표권이 주어지고 있다.
부경대지부는 지난달 15일 국공립대노조 부경대지부와 함께 추천위의 월권행위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게시했다. 하지만 추천위는 이를 무시하고 대학구성원들에게 임시기구 대표 추천 요청 안내 공문을 발송하며 운영 준비에 나섰다.
이에 부경대지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추천위원장 면담을 요구하며 매일 아침 학내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지난 2일부터는 대학본부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매일 중식집회를 시작했다. 또한 8일에는 대학 정문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학내 구성원의 선거권확보를 방해하는 교수회장을 규탄하고 민주적 총장선거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공무원노조 조합원과 지역의 노동·시민사회단체 300여 명이 참석해 “학내 민주주의 파괴하는 교수회장 규탄한다.”, “대학 구성원의 투표권 보장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자리에서 공무원노조 김현기 수석부위원장은 “교수에게 투표권의 85%를 줄 것이라면 선거를 왜 진행하는가. 총장 선거를 개혁해 대학의 민주화를 이루자. 14만 조합원이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격려했다.
공무원노조 박중배 부산본부장도 “부경대 교수회가 갑질을 저질렀다. 매번 총장 선거 때마다 갈등을 일으키는 교수회는 기득권 내려놓고 즉시 협상에 나서라”라고 요구했다.
부경대지부는 교수회장에게 △폭거를 중단하고 사과할 것 △학내구성원의 공정한 투표권 보장 △임시기구를 해산하고 동등하게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제희근 부경대지부장은 “학내 구성원 대표들이 모여 투표권 비율을 합의하고 총장선거에 반영해야한다”며 “교수회가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에 17일 실시되는 총장선거 투표장을 원천봉쇄하기로 조합원 총회를 통해 결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