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쉽지 않은 일정, 그래도 원직복직의 염원 갖고 출발!
7월 30일 제주에 도착해 도청 앞 기자회견과 4·3평화공원 참배, 공무원노조 제주본부 간부 동지들과 간담회로 하루 일정을 보냈다. 그리고 이튿날, 대장정의 첫 시작을 선포하는 한라산 정상 등반에 함께 하기로 했다.
몇 달 전부터 걸어서 퇴근을 해 체력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은근히 기대한 측면도 있었다. 평소 퇴근거리는 5.2km, 소요시간 1시간 20분 정도. 성판악에서 백록담 정상까지는 왕복 20km, 소요시간 9시간 정도. 하지만 산행 시작부터 숨이 차올랐고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맨 뒤에 쳐지기를 반복했다.
같이 오르던 동지들 중 원래 무릎이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등반이 힘든 동지들도 꽤 먼 거리의 사라오름 입구까지 함께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사라오름 이후에는 다소 만만하게(ㅋㅋ) 보였던 동지들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일행 끝에서 걷다 쉬다 헥헥거리며 왜 왔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몇 시간을 걸었다.
그래도 힘들어 할 때마다 대오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게 기다려 주고 힘을 낼 수 있도록 함께 해준 동지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만약 혼자 갔더라면 중간에 포기했을 터다. 비교적 완만한 사라오름 입구까지도 힘들었는데 진달래 대피소와 정상까지는 더 가파른데 큰일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가자!
사라오름 입구를 지나서 조금씩 경사가 높아지더니 오른쪽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걷기가 무척 불편했다. 그저 낙오되지 않으려고 악으로 버텼다. 달팽이 지나는 것도 보이고 노루도 뛰더니 점점 바람이 시원해지고 고사목이 보인다. 파란 하늘과 저 먼발치에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오르던 동지들이 한참 기다려주더니 정상을 앞두고서는 가장 앞장서도록 길을 내어준다.
한라의 기운으로 원직복직 쟁취하자!
파란 하늘과 그림처럼 펼쳐진 구름, 그리고 맑은 물을 머금고 있는 백록담. 신선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만 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면서 반드시 올해 원직복직을 쟁취하겠다는 결의를 했다. 함께 한 제주본부 동지들, 그리고 보이지 않은 곳에서 늘 배려해주고 이끌어 준 동지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8월 3일(월)부터 본격적인 대장정이 시작되는데 부디 건강하게 우리 요구를 전국에 알리면서 그 큰 힘으로 올해 반드시 원직복직을 이루어 회복투를 '해체'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