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무너졌던 현장, 조합원에 대한 책임감 하나로 복원 중인 괴산의 힘

기사승인 2020.10.16  

공유
default_news_ad1

- [충북본부 괴산군지부] 상처를 딛고 올해 400 조합원 조직 꼭 이루겠다

   
▲ 괴산군지부 김진홍 지부장과 장효배 사무국장, 장 국장은 2004년 당시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진홍 지부장은 요즘 하루 한 명의 동료 만나기를 실천하느라 정신이 없다.
조합원이면 고충을 나눌 수 있어 좋고, 비조합원이면 서로 터놓고 얘기하면서 조직도 할 수 있어 좋다. 사실 김 지부장이 동료들과의 소통에 열을 올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2004년 총파업으로 징계가 진행되면서 조직이 완전히 무너졌던 괴산. 총파업을 주도했던 간부들은 조합원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으로 가슴앓이를 했고, 징계를 받고 현장에 복귀한 조합원들은 너무 오랜 기간 해직 생활을 하는 동료들을 바로 볼 수 없었다.
김 지부장은 올해 초 지부장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 배려가 되면서 그 갈등의 고리를 풀고 싶어 동료 만나기를 실천하고 있다. 덕분에 100여 명 조합원을 유지하던 괴산군지부가 작년 연말부터 부서 순회와 직원 개별만남 등을 통해 두 배수가 넘는 250명까지 조직을 했고, 올해 연말까지는 400명 조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괴산군지부는 이제 겨우 2004년의 시계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당시의 상황을 꼭 알아야 했다. 2004년 공무원노조 총파업. 최영 종(2020년 퇴직, 해직조합원) 초대 지부장과 장효배(해직조합원) 수석부지부장은 공무원노조 지침에 따라 체계적으로 조합원 조직과 교육사업, 연대단위 조직까지 공무원노조 첫 총파업을 맞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전 직원 600명 중 580명의 가입률을 자랑했던 괴산군지부는 신분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시보(신규조합원)와 예방접종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 조합원이 총파업에 참여했다. 서울 상경투쟁에 참여한 20여 명을 제외한 조합원들은 괴산, 충주, 문경으로 삼삼오오 이동하여 공무원노조 지침에 따라 총파업을 실행했다. 

하지만 총파업의 후과는 처참했다.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장효 배 당시 수석부지부장은 구속됐고, 이튿날 지부장을 포함한 운영위원 5명이 직위해제됐다. 그 해 12월 1일과 23일, 조용한 시골마을 괴산에서 ‘공무원도 노동자다’ 외쳤던 순박한 공무원 136명이 징계를 받았다. 파면해임 10명, 정직 47명, 감봉 79명. 모두 중징계다. 징계가 이루어진 후 조합원들의 이탈은 당연했다. 서로가 미안했고 그만큼 아팠고, 그럼에도 상처를 외면해야만 했다. 
게다가 강성노조로 ‘찍힌’ 괴산군지부를 파괴하기 위해 충청북도에서 부군수를 직접 내려 보냈다. 지부는 청사에서 내쫓겼고 읍내에 작은 사무실을 차려놓고 개별적으로 조합원을 만나 이탈을 막고 함께 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지만, 부군수가 직접 직원들을 찾아가 탈퇴서를 강요하고, 노조의 행정 망 이용도 막는 등 온갖 탄압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조합비 원천징수도 바로 해지됐고, 자동이체로 전환하자, 농협 출장소를 찾아 명단을 확보하고 해지케 하는 등 담당 부서장의 악랄한 탄압 또한 ‘넘사벽’이었다. 

   
▲ 김 지부장이 부서순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 무지막지한 탄압 속에서도 60 여명의 조합원이 살아남았다. 정 말 ‘짤린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으 로, 의리로 남아준 불씨였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공무원노조 깃발을 반드시 지켜야 했다.  
총파업 당시 운영위원 중 ‘유일 게 짤리지 않은’ 당시 조직부장에게 깃발만 지켜 달라 요청했다. 한데 지부장 선거 공고를 하자 아이러니하게 경선체제가 됐다. 당시 조직부장이었던 김영윤 조합원과 총파업 후 기관의 횡포에 분노하며 노조에 힘을 보태겠다고 출마한 김현종 조합원. 상황은 고무적이었다. 지는 사람이 사무국장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선거가 진행됐고, 김영윤 지부장, 김현종 사무국장 체제로 지부가 구성됐다. 이후 소송을 통해 2008년 복직된 김영근 조합원이 지부장을 맡으면서 ‘운영위원 1인당 10조합원 가입운동’을 결의했고, 120명까지 조합원 확대를 이뤄냈다. 그 이후 2012년 부터 지금까지는 김 지부장이 깃발을 지키고 있다. 

   
▲ 괴산군지부가 올해 총파업 이후 16년만에 대의원대회를 두 차례나 진행했다.

총파업의 상처로 얼룩졌던 괴산. 의리와 책임감으로 깃발을 지켜줬던 ‘동지들’. 
이 모든 것을 해소하기 위해 김 지부장은 징계취소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재 남아 있는 공무원노조 해직자 수와 동일한 “당시 징계자 136명 조합원에게 무슨 말을 해 주고 싶냐”는 질문에 김 지부장은 “136명의 이름을 넣은 홍보물을 만들어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금도 가장 진성 조합원으로 남아 있는 그 들에게 미안함으로 선뜻 다가서지도, 아픔을 안아주지도 못했던 나날이 지금도 많이 후회된단다. 사실 파업 이후 올해 처음 진행한 대의원대회에서 “파업의 상처 를 안아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한 대의원의 발언을 듣고 김 지부장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 언젠가는 136명의 징계 조합원들과 꼭 소주 한잔 나누고 싶단다. 

   
▲ 괴산군지부는 지난 6월 이차영 괴산군수와 현안 관련 업무협의를 진행했다.

올해 괴산군지부 활동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음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지난 달 25일 단체교섭에 잠정합의했다. 장기근속 30년 이상 30일, 간병휴가 1년에 5일 부여, 장례비용 일부지원 등 조합원에게 직접 와 닿을 수 있는 성과도 이뤘다. 신규조합원 가입선물 뿐만 아니라 조합원 생일선물도 잊지 않는다. 부서순회를 하다보면 공무원노조가 ‘부활’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 총파업 당시 함께 했던 ‘동지들’이 부서장이 되어 후원회원으로 든든하게 협조도 해 주고 있어 늘 고맙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변화는 조합원들이 지부사무실에 찾아 온다는 것. 괴산이 변하고 있다는 핵심적 증거다. 

김 지부장은 일상 활동이 살아있는 조합원의 공간으로 지부를 발전시키고, 함께 가는 노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올해 400 조합원 조직을 반드시 하겠다는 포부도 그래서 유효 하다. 지부장 임기를 마치는 날 “그만 하면 열심히 했어” 하는 소리 한마 디쯤 듣고 싶다는 김 지부장. 괴산군지부가 조금 더 커지고 단단해져서 그의 꿈인 지부장 교체가 하루빨리 이뤄지기를 함께 소원한다. 

오경희 기자 reporter_oh@naver.com

<저작권자 © 공무원U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