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광 조합원(경남본부 양산시지부장)

“내 어깨 무겁지만 조합원 어깨 가볍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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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지부 김재광 지부장
▲ 양산시지부 김재광 지부장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양산시지부 김재광 지부장은 11년차 노조간부다. 2009년 사람 좋기로 유명한 서민수 전 지부장의 제안으로 조직차장으로 합류하며 노조활동을 시작했다. 
성격대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만 늘 ‘있는 듯 없는 듯’ 무난한 존재였다. 노조의 필요 성에 동의했고 활동을 함께 했지만 리더로 나서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숙고 끝에 지부장이 됐다. 이왕 되었으니 잘해야 한다. 뭔가 톡톡 튀는 사업을 할 자신은 없었지만, 양산시지부의 전통을 이어가며, 조합원 속에 깊이 스며들어 ‘무난한’ 지부장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래 전 같은 팀에서 함께 근무하며 끈끈해진 김권준 사무국장이 힘이 돼 줬다. 

양산시지부는 단 한 번도 지부장이 연임한 적이 없었다. 대체로 역대 지부장은 조직 내 신망이 두텁 고 사욕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지부장 임기가 끝나면 조용히 2선으로 물러나 자문위원이 되지만, 현 지부장이 사업 추진에 따른 자문이 필요하다고 소집을 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왔다. 
신구가 제대로 어우러져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이 양산시지부의 특징이다. 

김 지부장은 월 1회 운영위원회를 통해 현안별로 반드시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단 한 번도 자 신의 의견을 고집하지 않았다. 조직이란 것이 어차피 함께 가는 것이기에 개인적인 고집과 욕심은 크 게 도움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이기 보다는 따뜻하게 품어주는 리더의 길을 택했다. 
다만 운영위원회를 의미 있게 진행하기 위해 독서토론을 제안했고, 분기별로 한 권의 책을 읽고 토론 을 했다. 이런 과정은 경직된 사고를 바꾸고 사고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운영위원들의 일체감을 높이 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성과를 확인한 김 지부장은 독서토론 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어갈 계획이다. 

▲ 양산시지부는 전태일3법 청원동의를 위해 부서순회를 진행했다.
▲ 양산시지부는 전태일3법 청원동의를 위해 부서순회를 진행했다.

코로나시대, 그는 조합원을 만나고 있다. 
손에 꼽을 정도의 인원을 제외 하고는 모두 조합원으로 조직되어 만날 사람이 너무나 많다. 
지부장이란 위치에 있다 보니 별 다른 의도 없이 점심식사 후 부서에 ‘쓰윽’ 찾아가 같이 커피를 마셨 을 뿐인데, 신변잡기부터 노조관련 이야기, 업무상 애로사항 등이 자유롭게 쏟아져 나왔다. 지부 사무 실을 조금 더 안락한 환경으로 조성해 조합원들의 쉼터로 꾸미면 더 좋겠지만, 시 청사 자체가 낙후되고 좁아서 물리적 어려움이 있었던 터. 직접 발로 뛰며 조합원들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지부는 10월 중으로 노사협의회를 앞두고 있다. 제출된 안건들은 조합원들로부터 나온 크고 작은 소중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지부장이 만나는 조합원들의 소소한 제안들도 보태졌고, 내부통신망을 통 한 의견도 받았다. 읍면동과 외청까지 전체 순회를 마쳤다. 피자 등 간식을 먹으면서 나눈 얘기들이 양산의 미래를 채워 가는 결실이 되어 돌아왔다.

▲ 김 지부장이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자료 과다요청 관련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김 지부장이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자료 과다요청 관련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사업을 하지 못 하는 아쉬움이 컸던 상반기였다.
총회도 서면으로 진행됐고, 운영위원 수련회, 노동교실 등 많은 것이 미뤄졌다. 하지만 전태일3법 동의 서명 등 할 수 있는 일에는 전력을 다했다. 경남본부의 모범이라는 칭찬도 받았다. 
의회 행정사무 감사 때 과도한 자료제출 자제요청 공문을 보냈더니, 시의회는 지부장 등의 출석을 강요했고 이에 맞서 싸웠다. 그는 이번 시의회 사태를 시작으로 갑질 사례를 모아내 조합원들이 부당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역할을 해나 갈 계획도 세웠다. 
노동가요 ‘민들레처럼’의 가사처럼,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공무원노조의 역 사에 걸음걸음 함께 하고 있는 김 지부장, 그는 지부장이라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조합원들이 노조 활동에 공감해 주고 순회를 가거나 커피 한잔 하러 들르면 어김없이 반겨주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밤낮없이 고생하는 조합원들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음이 따뜻한 그는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안쓰러워 함께 야근을 자처한다. 
지부 사무실에서 책도 읽고 사색도 하다가 옆 부서에서 야근하는 조합원 손 한 번 잡아주고, 어깨 한 번 두드려 주는 것도 어느덧 그의 일상이 됐다. 

지부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어깨는 무겁다. 하지만 조합원과 함께 할 수 있고, 민주노조 한 길에서 무언가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 임기가 끝나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김 지부장에게 2년 임기는 인생에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인간으로서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되 어 더 많이 넓어질 것 같단다. 그러기 위해 그는 편안하고 잘 웃는 지부장, 어려움이 있을 때 조합원의 손을 먼저 잡아줄 수 있는 동지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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