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지부 사무국장을 수행하자마자 진행된 하루 총파업으로 인해 공직에서 파면되면서부터 시작된 해직 생활 15년, 공직에 들어온 지 10년도 안 된 나에게는 너무 가혹한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긴 해고기간 언제나 내 곁을 지켜준 아내와 해고동지들을 끝까지 책임져 준 공무원노조 14만 조합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해직된 지 15년 만에 복직이 현실이 되었다.
복직을 축하한다는 지인들의 연락을 받을 때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도 기쁘고 감격하기보다는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136명의 해직자 중 정년 도과된 분이 45명, 전체 평균연령이 60세를 바라보는데 나는 이제 49세, 해직자 중 막내다.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정년을 맞이한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 10년 정도 공직생활을 할 수 있어 너무 배부른 소리 아니냐 하겠지만, 해직 당시 직급으로 복직하여 후배들 틈에서 잘 적응하고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 수많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절반도 얻지 못한 해직자복직특별법이지만 이 또한 14만 조합원들이 15년 넘는 세월 동안 펼쳐낸 강고한 투쟁의 성과임을 부정할 수 없기에, 2021년 나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는 심정으로 차분히 복직을 준비하려 한다.
2020년은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은 해였다. 2021년에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서 조합원들과 함께할 수 있고, 아이들에게 아빠의 직업을 당당하게 공무원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소소한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살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