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故 백기완 선생 사회장 엄수

아스팔트 위 백발의 투사 '백기완', 그의 마지막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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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완 선생의 운구행렬이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 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운구행렬이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 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평생을 아스팔트 위에서 고통받는 민중과 함께 싸워온 백발의 투사가 마지막 발걸음을 내디뎠다. 19일 故 백기완 선생의 장례가 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지난 15일 소천한 백 선생의 장례는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발인을 시작으로 대학로 노제로 이어졌다. 백 선생의 대형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은 노제에 앞서 선생이 생전에 머물던 대학로 통일문제연구소를 들러 제를 올렸다.

▲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이 서울시청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이 서울시청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 공무원노조 전호일 위원장과 최현오 부위원장, 조합원들이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 참석하고 잇다.
▲ 공무원노조 전호일 위원장과 최현오 부위원장, 조합원들이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 참석하고 잇다.

이어서 영결식이 서울시청광장에서 엄수되었다. 영결식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호일 위원장과 최현오 부위원장, 조합원들도 함께했다. 영결식 조사에서는 백 선생에 대한 그리움과 그를 떠나 보내야하는 절절한 슬픔과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 문정현 신부가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 문정현 신부가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문정현 신부는 조사에서 "제가 백 선생님께 다가가 인사하면 꼭 손을 잡고 당신 옆에 앉히셨다. 백 선생님 옆자리가 곧 제자리인 줄 알고 살았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가시면 어디에 앉을까. 제 자리가 없어진 것 같다. 곧 만나 뵙겠다. 백 선생님을 다시 뵙는 그 날까지 선생님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기지 않고 민중의 한 사람으로 투쟁한 선생님의 삶만 오롯이 기억하겠다. 선생님께서 남김없이 모든 것을 다 바쳐 한평생 나아가던 삶을 민주노총이 이어가겠다"면서 "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김진숙 복직의 간절함을 실행에 옮기겠다. 모두가 일하고 함께 올바로 잘사는 노나메기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이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이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은 "(백 선생님이) 부축을 받으며 겨우겨우 빈소 안으로 들어오셔서 손자뻘 되는 용균에게 큰절을 두 번 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기가 막혔다. 아들이 살아있으면 그 어른에게 큰절해야 옳거늘 세상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고 있음을 백 선생이 몸소 표현해줬다"면서 "마지막 부탁이 있다. 저세상에서 용균이를 만나면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잘 있으라고 꼭 안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명진 스님은 "백 선생 영전에 극락왕생을 위해 영전 반야심경을 올리겠다고 하면 틀림없이 "자식 잃은 엄마의 울음소리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이 땅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고통 속에 헤매고 있는데 내가 염불 듣고 극락 가겠소? 극락은 내가 알아서 갈 테니 스님은 민중을 핍박하는 사람들 꾸짖는 것으로 염불 삼으시오"라고 할 것 같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진혼무가 진행되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진혼무가 진행되고 있다.

영결식은 416합창단과 이소선합창단, 평화의나무합창단의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과 진혼무, 송경동 시인의 조시, 가수 정태춘의 조가 순으로 이어졌다.

▲ 백기완 선생의 누이인 백인순 씨와 딸인 백원담 씨가 영결식에서 유족인사를 하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누이인 백인순 씨와 딸인 백원담 씨가 영결식에서 유족인사를 하고 있다.

백 선생의 누이인 백인순 씨는 유족인사에서 "오늘 많은 분이 모여서 노나메기 벗나래를 이루고자 버선발로 나선다고 하니 오라버니도 마음이 든든하실 것이다. 솔직히 민중, 노동, 통일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저도 노나메기 벗나래를 만들기 위해 한 걸음씩 뒤따라 가겠다"며 영결식에 함께한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영결식은 고인이 생전에 '몰아쳐라 민중이여'라는 구절만 들어도 힘이 난다는 '민중의 노래' 합창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헌화를 마친 운구행렬은 장지인 마석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으로 향했다. 하관식에서는 유족들이 백 선생의 무덤 위에 흙을 덮고 절을 올렸다. 이 자리에도 수많은 노동자와 시민들이 함께 백 선생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백 선생은 전태일 열사의 옆자리에 안장되어 영면에 들었다.

▲ 백기완 선생의 발인이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발인이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유가족들이 통일문제연구소 앞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유가족들이 통일문제연구소 앞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운구행렬을 노동자들이 뒤따르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운구행렬을 노동자들이 뒤따르고 있다.
▲ 가수 정태춘이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조가를 부르고 있다.
▲ 가수 정태춘이 백기완 선생의 영결식에서 조가를 부르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하관식이 마석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 백기완 선생의 하관식이 마석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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