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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작은 불씨, 1년 내 공무원노조 큰 불길 되겠다!

기사승인 20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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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속으로- 경남본부 함양군지부 비상대책위원회

   
▲ 지난 2월 함양군지부 비대위 준비모임을 가졌다. 왼쪽 5명의 조합원이 지부 재건의 불씨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을 비대위로 남아 조합원들과 멀어진 공무원노조 현장이 있다. 경남본부 함양군지부가 바로 그 곳이다. 지리산의 기개와 덕유산의 수려함을 품에 안은 함양, 그곳은 노동조합 척박지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실망하거나 좌절할 이유는 없다. 스스로 작은 불씨가 되어 지부를 살려보겠노라고 분투하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 그들이 만들어 갈 함양군지부 제2의 성장기를 기대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했다.

2002년 공무원노조 출범 당시만 해도 함양군지부는 속된 말로 ‘짱짱’했다. 당당히 직장협의회를 구성했고, 공무원노조 깃발도 세웠으며, 2004년 총파업에도 참여했다. 비록 지부 1기 김일수 지부장이 총파업으로 해직되고, 어김없이 총파업의 후과를 겪어야 했지만, 조합원들은 지부 활동에 마음을 모아줬다.

그러나 격동의 시대를 겪으며 지부는 많은 풍파를 겪게 된다. 2007년 법내로 들어갈지를 놓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두 조직으로 분열할 때 함양은 독자노선을 택했다. 그러다 민주공무원노조에 가입하고, 2009년 법원노조까지 아우르며 세 개 조직이 통합을 하면서 다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이 되었다. 이 지난한 10년의 과정을 거치면서 깃발은 남았지만 조합원들은 조금씩 이탈했고, 노동조합에 대한 기대와 신뢰도 잃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2015년 지부는 다시 한 번 조직노선 갈등에 휘말렸다. 공무원노조 7기 위원장이었던 이충재가 ‘통합공무원노조’를 만들어 몇 개 지부와 함께 조직 이탈을 감행한 것. 당시 함양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통공노에 합류하기 위해 공무원노조 탈퇴투표를 진행했다. 초창기부터 노조를 지켜왔던 간부들이 나서서 부결을 시켰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던 조합원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정치권에서 느끼던 불신과 환멸 같은 것이었다.

지부는 위기에 봉착했다. 큰 홍역을 치룬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지난 5년 동안 비대위로 지내면서 조합원은 102명으로 줄었다. 다시 정상화하여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단 돌아선 조합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작년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강오문 조합원이 지부를 다시 세워내기 위해 현장을 발로 뛰며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조합원수를 3배수까지 끌어올렸다.

   
▲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간부들이 함양군지부 재건을 위해 선전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지부 정상화를 위해 경남본부가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본부 운영위원회를 통해 함양군지부 정상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본부 조직부장을 파견했다. 본부 조직부장은 함양군지부 사무차장과 함께 ‘진심이면 통한다’는 마음 하나로 전 부서와 읍면을 돌며 공무원노조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피력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쳐다보지도 않던 조합원들이 몇 번의 순회가 거듭되자 점차 고개를 들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올해 1월 18일부터는 그 힘으로 비상대책위원을 모아냈다. 전·현직 간부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고, 산청, 하동, 합천 등 경남본부 내 인근지역 간부들과 함께 공무원U신문을 배포하고 아침인사를 하며 조합원들을 만났다.

그 결과 함양 정상화의 불씨가 되어 줄 비대위원 다섯 명을 모았고, 조합원들의 싸늘했던 눈빛은 아주 조금씩 우호적으로 변했다. 지부 비대위는 2월 말에 전 부서에 대의원을 선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3월 30일에는 대의원대회를 열어 지부의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는 희망을 계획 중이다.

어느 비대위원은 “그동안 노조가 조합원으로부터 너무 멀리 있었던 탓에 간극을 줄이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 함양군지부도 탄탄해지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는 만큼 조합원들이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우리 지부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남본부는 함양군지부가 조합원들 곁으로 빠르게 다가서기 위해 작은 것이라도 ‘승리’로 이끌고 싶다. 다른 지부에서 이미 쟁취해 낸 ‘5월 1일 노동절 특별휴무 쟁취’나 ‘읍면 중식시간 보장’ 등 조합원들의 삶과 직결되는 제도개선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 비대위원들이 30일 예정된 대의원대회 성사를 위해 부서순회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오랜 정체로부터 빚어진 오해와 갈등은 ‘진심’으로만 풀어나갈 수 있다. 10년 동안 멈춰 있었기에 더 진심으로 조합원과 만나며 노동조합의 주인이 조합원임을 확인하고 소통하고 싶다. 노사협의회를 통해 근무환경 개선부터 공직사회 잘못된 관행을 없애 조합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경남본부와 함양군지부 비대위는 반드시 1년 안에 지부를 정상화하겠다는 꿈을 꾼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아직 자신은 없지만 함께 하기로 했어요”

“지부 출범 때부터 조합원이었어요. 노조에 대한 애증이 책임감이 되었어요”

“조합원들이 함양군지부 소속이라는 자부심이 생겨나길 바라요”

함양군지부 정상화를 위한 ‘불씨’가 되고자 모인 비대위원들의 말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해낸 것도 없고, 지부 상황이 열악하니 전국의 조합원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극구 사양하여 별도로 비대위원들의 이름과 사진은 넣지 않았다. 하지만 공무원노조 14만 조합원은 함양군지부 정상화를 위한 그들의 분투를 기대하고 기억하며, 盡人事待天命의 마음으로 무한한 애정을 담아 응원을 보낸다.

 

 

오경희 기자 yju8283@hanmail.net

<저작권자 © 공무원U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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