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전남본부 고흥군지부

“아름다운 ‘송곳’들과 함께 제대로 된 노동조합 만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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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5일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조직전환을 결정하고 공무원노조의 새 식구가 된 지부가 있다. 2015년 조직을 이탈한 지 6년 만에 다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품으로 돌아온 전남지역본부 고흥군지부.
지부는 조합원 557명 중 81.5%인 454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96.7%의 압도적 찬성으로 조직전환을 결정, 지난 달 22일 제22차 중앙집행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재가입했다. 딱 1년 전인 지난해 6월 경선을 통해 지부장에 당선된 장인화 지부장의 결단과 운영위원의 결의, 대의원들의 만장일치의 힘으로 이룬 성과였다.

▲ 장인화 고흥군지부장
▲ 장인화 고흥군지부장

장 지부장은 2018년 부지부장으로 노조활동을 시작해 올해 3년 차 되는 새내기 간부임에도 출발부터 중책을 맡게 되면서 책임감과 중압감이 컸다. 배워야 할 것은 산재했고 조합원과의 소통, 운영위원회 구성과 운영 등 해나가야 할 것이 많았다. 
지부장에 출마하면서 처음부터 공무원노조 조직전환을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상대  보가 더 적극적이었다. 장 지부장은 오로지 조합원만 보고 출마했다. 

지부는 장 지부장의 임기가 시작된 후 다양한 활동을 해냈다. 아직 ‘노조활동=불이익’의 등식이 성립되는 고흥군 분위기에서 활동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운영위원을 구성하는데도 어려움이 컸지만, 벌써 21차례나 운영위원회를 거듭했다. 조합원의 노조 관심도를 높여내기 위해 지부장이 직접 소식지도 발행하고 있다. 최근 지부는 더 많은 조합원과 함께하기 위해 ‘마일리지제’ 운영 계획을 내놨다. 조합원 가입조직, 노조 교육이나 행사에 참여, 노조 운영에 대한 의견이나 노사협의회 안건을 제시하는 조합원의 참여 실적을 마일리지로 환산, 우수 조합원을 선정, 시상하고 이후 노조에서 진행하는 백두산, 제주4‧3역사기행 등에 기회를 우선 부여할 계획이다. 

▲ 장 지부장과 간부들이 조합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장 지부장과 간부들이 조합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부서순회는 ‘분기별로 한 번씩은 반드시 한다’는 목표 아래 현안을 설명하고 조합원과의 소통을 높여내기 위해 두 차례 정도 진행했다. 덕분에 임기 시작 후 100명의 조합원이 더 조직됐다. 또한, 지부는 늘 평가대상이던 조합원들에게 ‘올해의 닮고 싶은 공직 선배’와 ‘가장 신뢰하는 의회 의원’ 선정 사업을 진행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신선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부서장과 자료 제출 요구가 많은 군의원이 선정된 것. 그로 인해 지부 운영위원들과 조합원들은 업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존중과 배려가 모든 일의 시작과 끝임을 알게 됐다. 

지부는 갑질 부서장의 행태를 바로 잡기 위한 대응투쟁도 진행했고, 사안별 건의사항이 들어오면 바로 군 집행부와 소통하여 답변을 내오는 노력을 했다. 그런 노력으로 고흥군은 지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갑질, 인사, 제도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즉각 해명 또는 답변을 하고 있지만, 지부는 동등한 노사관계를 꿈꾸며 당당한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 고흥군지부는 오랜 진통 끝에 지난 7월 고흥군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 고흥군지부는 오랜 진통 끝에 지난 7월 고흥군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지부는 2021년 상반기를 단체교섭 이행촉구 투쟁으로 보냈다. 고흥군 전역에 ‘2018 단체협약 이행 촉구’ 현수막을 게시하고 군수와의 한판 싸움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지부가 소속된 통공노와의 갈등이 발생하고, 이를 계기로 운영위 회의를 거듭하여 조직전환을 고민, 대의원대회의 만장일치 의결로 총투표까지 진행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 지난 달 고흥군지부는 공무원노조를 가입한 후 지부 현판식을 가졌다.
▲ 지난 달 고흥군지부는 공무원노조를 가입한 후 지부 현판식을 가졌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조합원들의 높은 지지를 통한 공무원노조 재가입은 지부가 새로 시작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공무원노조 15만 조합원과 20개 본부, 240여 개 지부 등 든든한 힘이 생겼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
공무원노조 가입이 결정되자 지부 간부들은 각종 투쟁과 행사에 적극 결합했다. 정부세종청사 앞 농성에도 곧바로 결합했고, 전남본부 간부들과의 소통을 높여가기 위해 각종 선전전과 워크숍 등에 참여했다. 지난 23일, 지부 현판식에는 많은 동지들이 참석해 응원해 주니 감동이 배가됐다. 

장 지부장은 임기 1년 중 지난 11개월보다 최근 1개월이 훨씬 빛났다고 자평한다. 
이제라도 ‘노동조합답게’ 미약하게나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번 감동했다. 장 지부장은 투쟁의 과정에서 간부들의 가슴속에 피어난 소중한 의지와 열정이 지부 사업으로 발현될 것으로 믿는다.

▲ 장 지부장이 전남본부 간부들과 정부세종청사 앞 대정부투쟁에 참석하고 있다.(뒷열 왼쪽 첫 번째)
▲ 장 지부장이 전남본부 간부들과 정부세종청사 앞 대정부투쟁에 참석하고 있다.(뒷열 왼쪽 첫 번째)

장 지부장은 이제 임기를 딱 1년 남기고 있다. 
공무원노조에 가입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청년사업을 남은 1년 동안 현실화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2030사업을 보고, 4050을 위한 행사는 없냐는 조합원의 질문을 상기하면서 세대별 참여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추진할 생각이다. 
하반기에는 신규조합원 교육을 우선 배치하고, 대의원 워크숍 등을 통해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관심을 높여내는 사업도 기획 중이다. 하지만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열정적이고 자발적인 간부 발굴에 있다. 함께 발로 뛰고 울고 웃을 수 있는 딱 한 명의 ‘송곳’이 더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길을 걸으며 진짜 공무원노동운동의 역사 속에 들어선 고흥군지부. 
부족할지라도 진심을 믿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들의 분투가 아름답다. ‘아름다운 전진’을 이어갈 장 지부장과 간부들에게 고흥군지부 조합원들의 열렬한 관심과 참여를 기대하며, 15만 조합원의 마음을 모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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