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충북본부 제천시지부

‘단단한 간부체계, 당당한 사업기풍… 성큼성큼 조합원 속으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리적으로 강원도에 가까워 다른 곳보다 겨울이 더 빨리 찾아오는 곳, 가을의 끝을 따라 제법 쌀쌀진 지난 10일, 충북 제천을 찾았다. 

제천시지부에 들어서면 갖가지 종류의 책들이 가득하다. 지부 사무실이 시립도서관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 2009년 전국적인 노조 사무실 폐쇄가 있고 나서 다시 사무실을 복원했을 때, 이를 지키고자 조합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시립도서관으로 지정받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도서관을 유지하는 인력으로 지부 간부 1인이 인사 배치되어 전임 아닌 전임 또한 보장됐다. 

▲ 제천시지부 운영위원 (왼쪽부터 조희주 사무국장, 최중태 지부장, 전혁민 수석부지부장)
▲ 제천시지부 운영위원 (왼쪽부터 조희주 사무국장, 최중태 지부장, 전혁민 수석부지부장)

제천시지부가 타 지부와 차별화 되는 특징은 간부 체계에 있다. 지난 6기와 7기 지부장 선거를 잇따라 경선으로 치르면서 그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노조활동에 적극적인 조합원들로 간부를 구성했다.  그 후 사무국장은 대의원과 운영위원을 거쳐야 했고, 사무국장 2년을 성실히 수행하면 다음 임기에 수석부지부장으로, 수석부지부장 2년을 거치면 지부장이 된다. 다음 지부장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지부장이 되기 전부터 핵심 간부로 성장하고자 스스로 노력하게 만드는 풍토는 모두에게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 
당연히 연임은 없다. 지부 핵심 간부 6년을 마치면 현장으로 복귀해 조합원과 함께한다. 물론 처음에는 신규직원처럼 헤매기도 하지만 탁월한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열심히 일한다. 후배들이 자기 뜻대로 사업을 추진해 갈 수 있도록 간섭은 일절 하지 않는다. 다만 지부 내 투쟁할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발 벗고 나서 천막을 치는 것은 전임 지부장들의 당연한 몫이 됐다. 

▲ 지부는 지난 7월 지부 18주년 창립기념식을 진행했다.
▲ 지부는 지난 7월 지부 18주년 창립기념식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던 지난 4월 1일 최중태 지부장은 임기를 시작했다.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부서순회도 최소화하고 집합 교육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모 조합원의 “노조가 도대체 뭐 하냐”는 볼멘소리를 듣고 최 지부장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래서 5월부터 시작한 것이 ‘Talk Talk News’ 카드뉴스다. 일단 지부활동을 담고 공직사회의 현안 문제들을 풀어낸 후 퀴즈도 담아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매월 1일 10시 발송되는 카드뉴스에 이제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다. 뉴스의 제목도 조합원 공모로 정했고, 매달 들어갈 내용은 사무국에서 토론을 거쳐 수석부지부장이 책임을 지고 있다.

지부 출범식을 못하고 있다가 지난 7월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었을 때, 운 좋게도 지부 18주년 창립기념식에 맞춰 명사초청 강의를 진행했다. 모처럼 조합원이 대거 한자리에 모였고 창립기념식 취지에 맞게 형식은 빼고 내용만 꽉꽉 채워 서로 힘 받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위드코로나로 소규모 행사가 가능해져 조합원 볼링대회를 마련, 이달 16일부터 부서별 예선을 거쳐 27일 본선을 진행한다. 전에 없던 당직 근무자에 대한 식사 제공 건은 내년도 예산에 편성하기로 이미 시 집행부와 합의했다. 여름 휴양소를 운영하는 타 지부 사례를 분석하고 휴양소 신청자 관리를 지부에서 맡아 조합원에게 우선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제안할 생각이다. 

▲ 지부는 2020년 뚝딱뚝딱 청년길드를 진행했다.
▲ 지부는 2020년 뚝딱뚝딱 청년길드를 진행했다.

1천 조합원이 함께하는 제천시지부는 작년부터 젊은 지부를 만들기 위해 청년사업에 공을 들였다. 딱딱하고 낯선 방식을 탈피하고 청년들의 취향에 맞게 ‘청년길드’를 지금껏 세 차례 진행했다. ‘뚝딱 뚝딱 청년길드’(목공모임)를 시작으로 ‘떼굴떼굴 청년길드’(당구모임)와 올해 ‘주경야독 청년길드’(독서모임)를 진행하면서 지부는 활동의 폭을 넓혔고 간부를 발굴하기도 했다. 

지부는 ‘제천단양공공의료대책위원회’에 결합하여 공공의료투쟁의 선봉에 섰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지역 내 공공병원이 전혀 없어, 시 보건소 조합원의 책임이 커지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대책위를 구성했고, 공무원노조 노정섭 전 부위원장이 퇴직 후에 집행위원장으로 결합했다. 지부는 대책위와 함께 공공의료 강화를 인근 지역까지 홍보했다. 그 결과, 정부는 제천 관내 공공병원 건립을 약속했다. 공무원노조가 나서면 지역주민의 삶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서로를 믿고 ‘겁 없는 40대들’이 꾸려가는 10기 제천시지부. 
최 지부장은 “노동조합은 조합원에게 뭘 해 주는 곳이 아니라 조직에서 부조리한 일이 없도록 역할을 하는 곳, 승진에서 누락된 조합원의 편을 들어주는 곳이 아니라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나서는 곳이라는 것을 조합원들이 꼭 알아주었으면 한다” 는 말을 남겼다. 원칙과 상식으로 오로지 조합원과 한길을 걷고 싶다는 그들이 만들 내일은 어떤 빛깔일까. 그들이 걸어갈 2022년이 벌써 궁금하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공무원U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