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사람] 김태우 청년부본부장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소방관·아빠·노동자 '인간 김태우', 진심과 열정으로 '진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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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마흔이 된 김태우는 세 아이의 친구 같은 아빠이자, 15년차 베테랑 소방관이다.
대학에서 소방 관련 학과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방관 꿈을 꿨고, 다행히 열정적이고 이타심 많은 그의 성향은 소방관이 되기에 맞춤이었다. 

▲ 소방본부 김태우 청년부본부장
▲ 소방본부 김태우 청년부본부장

동해시청에서 종종 치러지던 결의대회를 소방서 옥상에서 지켜보면서 김태우는 “우리 소방공무원에게도 곧 저런 날이 온다. 내 꿈은 소방서장이 아니라 노동조합 위원장”이라 말할 정도로 노동조합에 대한 확신과 결심이 있었다. 그런 생각에 가슴이 뛰었고 조직된 집단의 힘으로 관료적이고 수직적인 소방현장이 변할 수 있다는 기대는 커졌다. 동료들은 김태우를 향해 ‘또라이’라고 했지만, 그는 그런 시선조차 행복했단다.

김태우에게 소방관은 정말 잘 맞는 옷 같았다. 화재진압과 구급구조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은 그를 언제나 열정맨으로 살게 했다. 온몸이 골절되는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었지만, 그는 소방현장을 사랑했다. 그러나 조직 내 여러 병폐와 경직된 분위기는 바꾸지 않으면 안 됐다. 죽을 고비를 넘었던 그에게 후배들이 더 이상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드는 것은 숙명과 같은 것이었다. 개인의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었고, 그래서 김태우는 조직된 ‘노동조합’을 어느 누구보다 갈망했다.

▲ 지난 1월 소방청규탄집회에서 결의문 낭독을 하고 있는 김태우
▲ 지난 1월 소방청규탄집회에서 결의문 낭독을 하고 있는 김태우

지난해 7월 소방공무원에게 노동조합이 허용됐고, 김태우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강원소방지부’의 당당한 조합원이 됐다. 늦었기에 한 걸음 빨리 나가고 싶어 비번날에는 여지없이 조합원 조직을 했고, 소방본부 총무국장으로서 공무원노조 소방본부가 안착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했다. 본부가 잘 서야 지부활동도 잘 되는 거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강원소방지부 권영각 지부장과 신홍모 사무국장의 배려와 믿음이 컸다.

2022년 김태우는 공무원노조 소방본부에서 청년사업을 책임질 청년부본부장이 됐다.
노동조합이 건강하게 우뚝 서기 위해서는 청년조합원 사업은 우선 과제였다. 직장 내 가장 업무가 많 으면서도 근무연수가 적어 특별휴가가 없는 만40세 이하의 청년 공무원에게만 부여하는 이른바 ‘청 년휴무제’를 제안하고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아이가 셋이나 있고 장 기재직휴가도 부여되는 김태우 자신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후배들을 위한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이다. 쉼과 휴식이 있는 일터는 반드시 좋은 소방행정으로 돌아옴을 그는 믿기 때문이다.

▲ 김태우가 지난 울진 산불 진화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
▲ 김태우가 지난 울진 산불 진화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태우는 자신은 ‘정말 인복 많은 사람’이라 소개했다.
같이 일하는 동생들은 자신을 믿어줬고, 부당한 것에 항의하며 여러 번 상급자에게 덤볐지만, 그들 또한 김태우의 진심과 함께해 줬다. 노동조합이 생기자 권영각, 신홍모 같은 멋진 지부 간부들이 김태우의 선생님이 되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항상 응원해 준다. 본부와 지부, 안전센터를 오가  온몸이 부서져라 그가 뛸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사람’이다.

사실 김태우를 살게 하는 진짜 힘은 바로 “민욱, 효재, 효민” 세 아이다.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김태우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빛났다. 노조활동을 시작하면서 비번에도 회의, 조직사업, 각종 교육 등에 참여하면서 서울, 대전, 세종, 강원 등 활동 반경이 넓어지다 보니 아이들과 대면할 시간이 훨씬 줄었다. 아빠가 퇴근하면 하나 같이 달려와 안기던 아이들도 허전함이 컸다. 그래서 김태우는 노조활동을 위한 출장에 아이들과 자주 동행한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공무원노조 사무실에 올 때도 아이들은 함께였고, 얼마 전 제주4.3역사기행에도 함께했다. 
든든한 큰아들 민욱이가 대전현 충원에 가서는 “아빠, 올해는 술 부어드릴 분이 더 늘었네요.” 하는데, 마음이 울컥해지면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졌다. 아이들은 이제 그의 삶의 활력을 넘어 든든한 동지가 됐다. 

▲ 김태우는 최근 민욱이, 효재, 효민이 세 아이와 함께 제주4.3역사기행에 참여했다.
▲ 김태우는 최근 민욱이, 효재, 효민이 세 아이와 함께 제주4.3역사기행에 참여했다.

“이 사람 진짜다!”, 김태우가 듣고 싶은 진심이다. 
“다치거나 죽지 말고 건강하게 퇴직하자!”, 동료들에게 전하는 한 맺힌 절규다.
“소방관도 노동자다!”, 그가 소방청을 향해 던지는 경고의 함성이다.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 함께 하는 동료들과 나의 안전한 일터를 위해 스스로 노동조합의 길로 들어선 김태우. 강원도 동해에서 전국으로 다니려면 지칠 때도 있지만, 그럴수록 그의 심장은 정의를 향해 빠르게 뛰고 있다. 공무원노조의 청년간부, 소방관 김태우는 오늘도 열정과 진심으로 무장한 채 현장을 변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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