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경기지역본부 양평군지부

“조합원 보폭 맞춰 쌓은 신뢰 토대로 이제 더 당당하게 걷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년 11월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새 식구가 된 후, 개별노조 때의 경험을 발판삼아 더 할만한 활동으로 조합원 편에 서고 싶었다. 조직전환으로 노동조합의 당당한 기틀을 마련한 1기 1년, 조합원 속으로 들어가 ‘함께하는 노동조합’의 토양을 제대로 만들어낸 2기 2년을 거쳐 이제 안정적인 사업 기풍으로 조합원과 하나 되는 튼튼한 노동조합을 위해 오늘도 바쁘게 뛰고 있다. 지난해 12월, 3기 임기를 시작한 공무원노조 경기본부 양평군지부의 이야기다.

▲ 최진환 사무국장, 신지원 사무차장, 김종배 지부장
▲ 최진환 사무국장, 신지원 사무차장, 김종배 지부장

노조활동이라고는 부서 대의원이 전부인 김종배 지부장은 이미 노조활동을 하고 있던 최진환 사무국장에 대한 믿음 하나로 조합원의 관심이 거의 없이 ‘외로운 섬’이던 노동조합의 지부장을 결심했다. 거기다 흥미 발랄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홍보전문가 신지원 사무차장까지 합세하니 시너지가 컸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2기 임기를 시작하니 앞이 막막했다.
부서를 순회할라치면 일단 쳐다봐 주는 조합원이 거의 없어 김 지부장은 매번 쓰린 가슴을 쓸어내렸다. 뭔가 조합원에게 소속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지부는 ‘노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임을 함께 인식하기 위해 문턱을 최대한 낮추고 싶었다. 2기 슬로건인 ‘소통과 참여’ 실행을 위해 소소한 이벤트로 조합원 참여를 이끌었다. 퀴즈를 내고 당첨자를 선정해 커피쿠폰을 보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지부장 이름 맞추기를 했더니 호응이 높았다. 노동조합의 노력에 피드백을 받으니 김 지부장과 운영위원들은 자신감이 조금씩 붙기 시작했다.

▲ 지부는 산타복을 입고 부서를 돌며 조합원 선물 나눔을 진행했다.
▲ 지부는 산타복을 입고 부서를 돌며 조합원 선물 나눔을 진행했다.

연말에는 산타 복장을 하고 부서를 돌며 조합원 선물 나눔을 진행했다. ‘무모한 도전’이 아닐까 하는 염려도 잠시, 일상에 지쳐 크리스마스도 모르고 지나는 조합원에게 그날의 이벤트는 ‘선물’이 되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대면 행사를 할 수 없어서 대신 ‘조합원 힐링여행 프로젝트’를 진행, 추첨을 통해 조합원의 여행비를 지원하기도 했고, ‘조합원 언택트 걷기대회’로 조합원 건강도 챙겨주고 만보 인증이 되면 지역화폐를 경품으로 지급했다. 헌혈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헌혈 조합원에게 경품은 물론 교육점수 4시간도 부여토록 했더니, 헌혈 차량이 부족할 정도로 참여가 높았다.

▲ 지부 조합원들이 1020 멈춤 공동행동에 함께하고 있다.
▲ 지부 조합원들이 1020 멈춤 공동행동에 함께하고 있다.

단순히 선물 공세로 조합원의 호응이 높아진 것은 절대 아니다. 
노동조합 간부들만 당연히 하는 ‘특별한’ 활동에서 벗어나 조합원의 일상을 챙겨주며 발로 뛰는 모습을 보고 조합원들은 지부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작년부터는 부서에 들어가면 지부장을 바라보는 조합원의 달라진 눈빛이 몸으로 느껴졌다. 1년을 조합원만 보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뛰었더니 마침내 얻어낸 ‘믿음의 눈빛’ 그것이었다. 

▲ 지난해 7.2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지부 조합원 60여명이 참여했다.
▲ 지난해 7.2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지부 조합원 60여명이 참여했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공무원노조 가입 후 조합원과 처음으로 함께 한 7.2총력투쟁 결의대회에 60여 명의 조합원이 상경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모두가 자발적 참여였다. 특히 지부 청년 조합원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스스로 조합원 가입서를 내는가 하면, 집회 이후 스스로 운영위 원이 되기도 했다. 자주적인 공무원노동자가 되어 ‘임금인상’과 ‘노동․정치기본권 쟁취’를 한목소리를 외치던 그날, 지부는 조합원과의 일상적 연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느꼈다고. 

지부는 모든 해답을 조합원 속에서 찾기 위해 애썼다.
케케묵은 사업을 하기보다는 노조사업 공모를 통해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담은 사업을 발굴했다. 지부는 조합원이 편히 가입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제공하고, 자율에 맡겼다. 자발적 가입이니 탈퇴가 없다는 게 장점. 노동조합 운영위원과 청년위원도 모집공고를 해 자발성을 기본으로 했다. 조합원과 소통하기 위해 사소한 것 하나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홍보했다. 공무원노조에서 매년 추진하는 ‘공무원노동문학상’에도 전국 최다 참여지부로 손꼽혔다. 작년에는 33명의 수상자 중 2명이 지부에서 나오는 쾌거도 이뤘다. 

작년 7월에는 직장 내 괴롭힘 설문조사를 했는데, 300명 정도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무심코 하는 행동이 갑질이 될 수 있음을 홍보하고 조직 내 분위기를 정화하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김 지부장은 그 결과를 토대로 단 한 명의 조합원도 상처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김 지부장이 조합원과 함께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 김 지부장이 조합원과 함께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3기 양평군지부의 슬로건은 “함께하는 노조! 실천하는 노조! 조합원의 삶을 바꾸는 노조!”다.
외면받던 노조 활동에서 작은 것이라도 조합원과 함께 소통하려 애썼고, 조합원의 뜻을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니 정말 조합원과 노조는 가까워졌다. 조합원으로부터 받은 믿음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됐고, 그것은 결국 조합원의 삶을 바꾸는 여러 활동으로 구체화됐다. 어려운 과정도 있었지만, 조합원과 함께하기 위해 보폭을 맞춰온 결과다. ‘노력해도 안 될 거야’ 했던 간부들의 패배의식은 조합원의 참여와 관심으로 사라졌다. 메마른 땅을 개척해 씨를 뿌리고 온 정성으로 싹을 틔우듯 지부는 진심을 다해 활동했다. 이제 지부는 그 싹이 쑥쑥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을 다질 준비를 한다. 2023년 지부가 걷는 걸음걸음, 온통 따뜻한 햇살과 싱그러운 바람이 함께하기를.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공무원U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