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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에서 '화창한 봄'을 미리 만났다!

기사승인 20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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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사람 - 이정찬 지부장 (전북본부 남원시지부)

   
▲ 남원시지부 운영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월의 마지막 주, 남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다. 그야말로 요즘 공무원노조의 핫한 지부, 남원을 찾아 이정찬 지부장으로부터 남원시지부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지부장은 30년차 배테랑 공무원이다. 2002년 지부가 출범하고 곧바로 노조활동 제의를 받았지만 갑작스런 대장암 진단을 받고 1년 가까이 투병생활을 했다. 복귀하니 초창기 노조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던 동료들이 SOS를 쳐 왔고, 내부를 챙기는 역할만 하겠다고 약속하고 사무국장을 덥석 맡았다. 이 지부장은 “자신이 갖고 있는 인맥을 총동원해 운영위원을 구성했고, 조합원 확대를 위해 매주 보험회사 직원처럼 가입서를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부가 안정화되는 데 시간은 걸렸지만 한 눈 팔지 않고 사무국장, 부지부장, 회감위원장 할 것 없이 필요한 곳에 그가 있었다.

   
▲ 남원시지부 이정찬 지부장(왼쪽)과 이영규 사무국장

남원시지부의 변화는 빠르게 찾아왔다. 조합원과의 소통을 제1과제로 삼았던 터라 조합원과의 소통 공간을 가장 먼저 고민했다. 과거 철문으로 되어있던 지부 사무실의 문을 투명한 유리문으로 바꾸고, 사무실로만 사용하던 공간을 쪼개 조합원 휴게실과 카페를 만들었다.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쉴 수 있게 했고, 카페에는 갖가지 차와 다양한 간식거리를 준비했다. 2019년 7월, 이영규 사무국장 후보와 함께 지부장에 출마한 그는

   
▲ 이영규 사무국장은 지난해 청년조합원을 중심으로 치어리딩 동아리를 조직했다.

 ‘상대적 높은 연령, 업무회피성 출마 의혹, 우유부단한 성격’ 등 3가지 핸디캡을 딛고 지부 출범 이후 최초로 경선을 통해 당당히 지부장이 됐다. ‘간부는 간부답게, 노조는 노조답게’라는 슬로건이 조합원들의 요구에 잘 들어맞았던 것. 그는 10기 출범 후 노조에 대해 무너진 신뢰를 기초부터 다시 쌓아 조합원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었다. 그래서 인사 문제 등 가장 예민한 것부터 투명해지겠다고 다짐했고, 임기 내 승진은 마음에서 이미 내려놓았다.

그는 지부 사무실과 같은 층 다목적 회의실에 전신거울을 설치하고 동아리방을 꾸며 조합원들의 다양한 취미활동을 이끌어냈다. 20대부터 50대 조합원이 어우러지며 4개 동아리(댄스, 탁구, 치어리딩, 기타)가 열심히 활동 중이다. 모임이 끝나면 조합원들은 여지없이 지부 카페에서 다과를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지부 사무실은 조합원들의 소통 공간, 이른바 ‘참새들의 방앗간’이 되었다.

지부 운영위원은 18명으로 구성됐다. 과거 월 1회의 운영위원회 회의를 월 2회로 늘렸다가 이제는 매주 수요일 16시로 정례화 했다. 서기는 돌아가면서 하고, 안건주제에 따라 발제도 나눠 진행한다. 자연스레 회의의 집중도와 자기 책임성도 높아졌다.

이렇듯 그와 이 사무국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조합원들은 노조를 신뢰하게 됐고, 시 집행부는 노조와 협력하기 위해 모든 논의를 함께 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다름 아닌 ‘조합원이 노동조합의 주인이다’라는 대원칙에서 나왔다.

지부는 일상에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합원 생일 찾아주기’ 사업을 하고 있다. 한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동료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작은 관심이 행복한 일터를 만들 수 있는 근간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올해는 아예 조합원 생일 달력을 만들어 전 부서에 배포했다. 1,100명이나 되는 조합원 생일을 챙길라치면 만만치 않지만, 읍·면·동까지 대의원과 함께 찾아가 생일을 축하하며 지부 현안도 전달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자연스러운 조직사업이 어디 있겠는가.

이 지부장이 지금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남원에 있는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을 통한 지부 결연사업이다. 이곳에는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7개 시군에서 20여명의 조합원들이 파견되어 근무하는데 그도 이곳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공교롭게 7개 시군(전남 구례, 곡성, 전북 남원, 장수, 경남 산청, 하동, 함양)이 모두 공무원노조 소속이다 보니 7개 지부를 잘 묶어낸다면 공무원노조 활동의 중추적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활동은 공무원노조에 국한되지 않았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남원시협의회 의장도 맡았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사무국장, 대외협력부장 등 지부 간부들이 지역사회 연대활동에 역할을 분담하여 함께 한다. 처음에는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부 사무실을 회의공간으로 내주고 쟁점이 있을 때도 일단 경청하며 이해의 폭을 넓혔더니, 공무원에 대한 시각과 이해도가 높아지고, ‘공무원노조가 있어 참 다행’이라는 평가도 잇따랐다.

이제 임기 10개월이 남은 이 지부장, 그는 코로나가 종식되면 전 조합원을 모아놓고 대면 총회를 하고 싶단다. 믿어주고 함께 해 준 조합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것.

이 지부장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엄살을 부리지만 조합원들과 일상 속에서 이미 남원은 ‘화창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쉴 새 없이 찾아드는 조합원들과 인사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그의 맑고 젊은 마음이 전국으로 전달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경희 기자 yju8283@hanmail.net

<저작권자 © 공무원U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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